새벽을 깨우는 익숙한 알람 소리, 그리고 창밖으로 번져오는 희미한 여명의 따스함

 

 

어김없이 새벽 6시, 귓가를 파고드는 익숙한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졸음과 싸우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창밖은 아직 어둠에 잠겨 있지만, 동쪽 하늘 너머로는 희미한 빛줄기가 번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새벽 특유의 차분하고 고요한 공기가 방 안을 감싼다. 이른 시간의 적막함 속에서 홀로 깨어있는 시간은 묘한 평온함을 가져다준다.

 

침대에서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부엌으로 향한다. 어제 저녁 미리 준비해둔 물을 끓여 따뜻한 차를 우린다. 은은한 차 향기가 새벽의 냉기를 부드럽게 녹여주는 듯하다. 식탁에 앉아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도시의 풍경은 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직 잠들어 있는 건물들, 새벽을 깨우는 듯 간간이 지나가는 차들의 불빛. 그 조용한 움직임 속에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음을 느낀다.

 

차를 마시며 오늘 하루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해본다. 출근해서 처리해야 할 업무들, 점심 약속, 그리고 퇴근 후 계획까지.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매일 조금씩 다른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작가, 애니 딜러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깨어 있는 매일매일은 우리가 결코 다시 갖지 못할 유일한 날이다.” 어쩌면 우리의 평범한 하루하루는 그 자체로 소중하고 특별한 시간들인지 모른다.

 

창밖의 여명은 점점 짙어져 하늘을 은은한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새들의 지저귐도 조금씩 더 활발해진다. 잠들어 있던 세상이 서서히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듯한 풍경이다. 나 역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세수를 하고 간단한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따뜻한 밥과 국을 천천히 먹으며, 오늘 하루를 위한 에너지를 충전한다.

 

식사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는다. 잠시 거울 앞에 서서 오늘 나의 모습을 확인한다. 평범한 일상복이지만, 오늘 하루를 잘 보내겠다는 다짐을 담아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현관에 놓인 신발들을 바라본다. 매일 나를 세상으로 이끌어주는 익숙한 존재들이다. 영국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비범함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을 살아가는 예술이다.” 어쩌면 우리의 하루하루는 평범함 속에 숨겨진 비범함을 찾아나서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새벽의 차가운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든다. 아직은 한산한 거리에는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발걸음만이 간간이 느껴진다. 쨍하게 떠오르는 햇살을 받으며, 나는 또다시 오늘이라는 새로운 하루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 평범함 속에서 어떤 특별한 순간들을 만나게 될까. 설렘과 기대를 안고, 나의 일상 속으로 조용히 발걸음을 옮긴다.